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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성악 파트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팬텀싱어'를 통해 베이스, 바리톤, 테너뿐만 아니라 낯선 파트의 명칭들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남성 성악의  분류와 명칭, 음역대, 음색, 체형, 배역을 자세히 안다면 음악 감상의 깊이와 즐거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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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성악 파트

 남자 성악 파트의 분류와 명칭, 역사

오늘날 많이 사용되는 남자 성악 파트의 분류는 낮은 음역대부터 높은 음역대까지 베이스, 바리톤, 테너, 카운트테너로 크게 나뉩니다. 또한 이 네 가지 큰 분류를 중심으로 그 안에 더 세분화된 다양한 파트가 포함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류가 시작된 것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인데, 이 시대에는 성악이 주로 남성 합창단에 의해 연주되었으므로 여성의 높은 음역대와 남성의 낮은 음역대를 포괄하는 합창곡의 하모니를 표현하기 위해 남성 파트를 소프라도(디스칸투스), 알토(알투스), 테너, 베이스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바로크 시대에는 아주 높은 여성의 음역대를 표현하는 카스트라토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변성기가 오기 전의 사춘기 소년을 거세하여 높은 톤의 목소리를 보전당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거세라는 매우 잔인한 비윤리적인 문제로 비판받으며 카스트라토는 점차 사라집니다.

 

 

19세기에 이르러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네 가지 주요 남자 성악 파트(베이스, 바리톤, 테너, 카운트테너)의 분류가 확립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중세 여성 음역대를 담당하던 소프라노(디스칸투스), 바로크 시대 고음을 담당하던 카스트라토를 대체한 것이 카운트테너 파트입니다. 

 

20세기 이후 다양한 레퍼토리와 스타일로 음악이 발전하면서 성악 분류 시스템 또한 더욱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고 계속 진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양한 남성 목소리 유형들이 결합하는 '크로스오버' 성악 중창팀들이 등장하며 성악 분류 체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들은 클래식, 팝, 락, 아시아의 창법(국악)등을 혼합하여 공연하며, 새로운 스타일의 남성 보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파트의 음역대, 음색, 체형, 배역

남자 성악의 주요 4파트인 베이스, 바리톤, 테너, 카운터테너의 음역, 음색, 배역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  베이스 (Bass) :  가장 낮은 음역대로 깊고 풍성한 음색으로 남성성의 강인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탈리아어로 바소(Basso)라고 하며 '깊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이스 성악가들은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목이 길며 큰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페라에서 주로 왕, 제사장, 철학자, 악마, 아버지 등의 배역이 많습니다. 베르디 <아이다>의 제사장,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현자 자라스투라 등이 있습니다.
    • 바리톤 (Baritone) : 남성 목소리의 중간 음역대이며 중후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높은음과 낮음 음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파트여서 오페라에서 많은 배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품 있는 배역이 되기도 하고, 사랑의 방해꾼 역할을 되기도 하는 다중적인 목소리입니다.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피가로,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에서 알마바바 백작 등의 배역이 있습니다.
    • 테너 (Tenor) : 남성의 높은 음역대이며 밝고 깨끗한 음색으로 높은 음도 화려하게 구사합니다. 테너 성악가들은 보통 목이 짧고 키가 작은 체형이 많아서 베이스 성악가들의 체형과 비교되곤 합니다. 오페라에서 주인공, 메인 보컬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젊고 신분이 높으며 열정적인 주인공역을 많이 표현합니다.
    • 카운트테너 (Countertenor) : 여성과 같은 높은 음역대를 부르는 남성 성악 파트이며, 미성의 고음으로 아름답고 섬세한 표현을 합니다. 과거 소년의 거세로 인권 침해가 있었던 카스트라토와 달리 19세기 이후에는 가성을 이용하는 발전된 훈련 기법에 의해 고음을 내는 남성 성악가로 바뀌었습니다. 때문에 가장 낮은 저음을 내는 베이스의 성악가들이 고음을 내는 카운트테너로의 전환이 더 쉽다고 합니다. 오페라에서는 여성 역할을 맡거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하는 배역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색에 따른 파트별 세부 분류 

 위에서 설명한 4가지 남성 성악 파트는 음색에 따라서 세부적으로 다시 분류됩니다. 성악의 세부 분류들은 고정되어 있다기보다는 음악의 다양한 발전과 함께 새롭게 생성되기도 합니다. 그럼 각 파트별 세부 분류 파트를 살펴보겠습니다.

 베이스 (Bass)

  • 바소 칸탄테 (basso cantante) : 베이스 파트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음역대이며 유연하게 아름답게 부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이라는 표현이 담긴 '리릭 베이스바리톤' 또는 '하이 리릭베이스'라고도 불립니다.
  • 바소 부포 (basso buffo) : 부포(buffo)는 이탈리아어로 '웃기는'이라는 뜻입니다. 낮은 베이스 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볍고 빠른 속도의 기교를 많이 표현하기에 희극적이 배역을 많이 맡습니다.
  • 바소 프로폰도 (basso profondo) : 낮은 음역대의 베이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음역과 묵직한 음색이어서 '베이스 중의 베이스'라고도 불리는 파트입니다. 바소(basso)도 '깊다'라는 뜻인데, 프로폰도(profondo)도 '깊은' '심원한'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깊고 낮은 중후한 음색입니다. 바소 프로폰도 안에서도 '리릭(서정적인) 바소프로폰도', '드라마틱 바소 프로폰도'로 다시 나뉘기도 합니다. 

 바리톤 (Baritone)

  • 리리코 바리톤 (lirico baritone) : 리리코(lirico)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음색을 말합니다. 맑은 미성의 바리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볍고 빠르고 유쾌한 표현들이 많아서 무대 위에서도 날렵하게 많이 움직이는 배역을 많이 맡습니다. 
  • 카발리에 바리톤 (kavalier baritone) : 테너에서 '스핀토'와 같은 위상을 가진 파트이며 밝고 경쾌하면서도 단단한 소리를 특징으로 합니다. 기품 있고 남성적인 배역에 많이 쓰입니다. 
  • 드라마티코 바리톤 (dramatico baritone) : 바리톤 중 가장 많은 배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드라마틱하고 거칠며 큰 음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르디 바리톤', '바그너 바리톤', '영웅 바리톤' 등도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베르디와 바그너 오페라의 주연들은 대부분 이 분류에 속합니다.

 테너 (Tenor)

  • 레제로 테너 ( leggiero tenor) = 테노레 레제로 (tenore leggiero) : 가볍고 민첩한 테너 보이스로 빠르고 복잡한 멜로디를 쉽게 부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레제로 테너는 오페라에서 특히 높은 수준의 기교를 요구하는 역할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 리리코 테너 (lirico tenor) = 테노레 리리코 (tenore lirico) : 서정적이거나 낭만적인 음악에 잘 어울리는 밝고 부드러운 음색의 테너입니다. 리리코 테너는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뮤지컬에서도 선호되는 파트입니다. 
  • 스핀토 테너 (spinto tenor) = 테노레 스핀토 (tenore spinto) : 강력하고 극적인 테너 목소리로 큰 관현악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스핀토 테너는 오페라에서 힘과 표현력의 조합을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합니다.
  • 드라마티코 테너 (drammatico tenor) = 테노레 드라마티코 (tenore drammatico) : 드라마틱한 영웅 역할에 잘 어울리는 깊고 풍부한 테너 목소리입니다. 드라마티코 테너는 강력하고 명령하는 것 같은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오페라, 오라토리오, 뮤지컬에서 사용됩니다.
  • 부포 테너 (buffo tenor) = 테노레 부포 (tenore buffo) : '웃기다'라는 뜻의 '부포'에 어울리게 희극적인 역할로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유머스럽게 연기하며 '코믹 테너'라고도 불립니다. 남성이 내는 높은 음색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합니다.
  • 헬덴 테너 (helden tenor) : 독일의 바그너 오페라에 주로 나오는 전형적인 영웅 역할의 목소리이며 아주 강력하고 풍부한 느낌으로 공명하는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한 파트입니다.   

 카운트테너 (Countertenor)

이름에 테너가 들어가지만 완전히 독립된 성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난도의 기술과 아름다운 음색, 풍부한 성량이 모두 종합된 파트이며, 훈련 창법이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대 음악에서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팝페라와는 구별되는 성악 발성의 범주입니다. 가성을 쓰는 특정한 발성 기법을 사용하여 가장 낮은음을 부르는 베이스 가수가 카운트테너의 발성과 가깝다고 합니다. 때문에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고음에서부터 극강의 저음까지 가장 넓은 음역대를 소화하는 가수들도 많습니다.

 

팬텀싱어 4에 출연한 오스틴 킴에 의해, 카운트테너 중에서 '콘트랄토' 파트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콘트랄토는 여성의 가장 낮은 음역대인 알토를 말합니다. 콘트랄토는 낮은음을 부르는 여성 성악가에게도 쓰이는 명칭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남자 성악 파트의 분류와 명칭, 음역대, 체형, 배역 등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남성 성악과 크로스오버 중창의 하모니를 풍부하게 즐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남성 크로스오버 사중창팀 결성 프로젝트 '펜텀싱어'를 통해 재능 있고 매력 있는 음악가들을 만나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출연자들의 성악 파트에 대한 이해가 더해지면 더욱 행복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