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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1917> 모두 같은 시기의 서부전선에 있었다.

2. 유럽의 참혹했던 '서부 전선'

3. '레마르크'의 인문 고전 문학, 나치에 의해 불태워진 반전 소설

4. 2022년, 92년 만에 다시 영화화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1.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1917> 모두 같은 시기의 서부전선에 있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레마르크의 유명한 인문 고전 문학이 2002년 다시 영화화되었다.

1차 세계대전(1914.7.28 ~ 1918.11.11)의 서부전선을 배경으로 하는 반전 소설 내용이다. 이 영화의 앞부분은 1917년에 독일군에 입대하는 17세 청소년 파울 보이머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917년은 전쟁이 3년 지나고 종전 협상이 이루어지기 1년 전의 시점이다. 영화 <1917>과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의 이야기이다. 

<1917>의 주인공 병사는 영국군이고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주인공 병사는 독일군이라는 것이 다를 뿐 모두 서부 전선에서 속절없이 희생되고 죽어야 했던 젊은이들이다. 이 두 영화는  참혹한 서부전선의 노맨스 랜드의 참상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두 영화의 차이는 <1917>이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원 컨티뉴어스 숏' 촬영 기법으로 클로즈업해서 함축적인 몰입감을 보여주고 있다면,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더 다양하고 큰 스케일을 전달해 준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스토리가 유명한 고전 문학 작가 레마르크의 장편 소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2 공식 포스터

 

2. 유럽의 참혹했던 '서부 전선'

수많은 병사들이 희생된 1차 세계대전의 서부전선. 4년간 전진도 후퇴도 없는 교착상태로 이어진다. '이상 없다'가 아니라 '이상이 있어서'  끝나야 하는데 지긋지긋하게 계속 같은 양상으로 이어졌다.

교착상태가 4년간이나 이어졌던 이유는 현대식 무기들이 처음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끔찍한 무기들을 만들어 내었고 그것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무차별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다. 날아오는 기관총의 난사를 피해 지상이 아닌 지하에 참호를 파야 했고 ,이 죽음의 참호 속으로 젊은이들은 계속되어 공급되며 죽어갔다. 

1차 세계대전은 유럽의 국가들이 아시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을 약탈하여 식민지로 만들던 제국주의 시대가 낳은 것이었다. 제국주의의 욕심이 유럽인 스스로도 지옥으로 빠뜨린 것이다. 식민지 약탈의 선발 주자였던 영국, 프랑스에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여러 나라가 합세하여 연합군이 되고, 후발주자로 제국주의를 넓히고 싶었던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가 동맹이 되었다. 이들의 치열하게 싸웠던 지역은 '서부지역'이라고 불리는 플랑드르 지방으로 이곳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등 여러 나라의 국경이 겹쳐지는 지역이었다. 기관총을 피해 그들이 이 지역에 팠던 참호는 무려 750Km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젊은 병사들이 900만 명이나 사망하였다. (1차 대전 총 사망자 수는 2.000만 명)

 

3. '레마르크'의 인문 고전 문학, 나치에 의해 불태워진 반전 소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 1898~1970)는 독일 태생의 작가이다. 그도 1차 세계대전의 서부전선에 참전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29년에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발표한다.  참상과 젊은이들의 덧없는 죽음을 고발한 이 작품은 반전 문학의 고전이 되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쓴 이후 독일에 집권한 나치 정권에 의해 반전 주의 작가로 지목되며 탄압을 받았고 1931년 스위스로 망명한다. 독일 나치는 그의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분서 목록에 올려 불태웠고, 그의 여동생은 반전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된다.

나치를 피해 망명생활을 하던 레마르크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45년 <개선문>을 발표하는데 이 소설 역시 고전문학의 필독서가 될 만큼 유명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쉬는 시간에 <개선문>을 읽다가 담임 선생님께 혼이 난 기억이 난다. 공부를 더 하지 연애소설을 읽는다며 뭐라 하셨다. (웃음) 그 당시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 하이틴 로맨스 소설과 완전히 다른 우울하고 어두운 내용이었기에 사실 나도 읽기 힘들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좀 웃겼다. (그냥 재미있는 기억이다.) 그 당시 서양 고전 문학을 많이 읽었지만 <개선문>을 읽을 때 우울함이 부담스러워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읽지 않았었는데 그 제목만큼은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이제 넷플릭스 영화로 만나니 조금 반가웠고 이제라도 보게 되어서 다행이다.)

'레마르크'는 1939년 미국으로 망명했는데 2차 세계대전(1939.9.1~1945.9.2) 직전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이 시기에 많은 유럽의 지식인들이 미국으로 망명했었다. 2차대전이 끝나고 1947년 레마르크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만 다음 해에 다시 스위스로 돌아간다. 1954년 발표한 <사랑할 때와 죽을 때>도 유명한 작품이다. 그는 1958년 미국 여배우 폴렛 고다르와 결혼하는데 그녀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위대한 독재자'위 주연 여배우이며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기도 했었던 배우이다. 레마르크와 결혼할 당시 둘 다 세 번째 결혼이었는데 이후에는 계속 함께 살았다.

 

4. 2022년, 92년 만에 다시 영화화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2년 다시 영화화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배급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소설은 앞서 1930년에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 졌는데 제3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고, AFI가 선정한 한 세계 100대 영화에도 속하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다시 영화로 만들려는 시도들은 있었지만 무려 92년이 지난 2022년에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영화의 막바지인 1918년 11월, 종전 협상이 이루어지고, 11월 11일 11시에 모든 싸움을 중단하기로 합의한다. 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이때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이제 종전이 되는 11시 11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양쪽 진영의 모든 병사들도 곧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권위주의적이고 독선적인  독일 장군이 종전 15분 전에 공격 명령을 내린다. 뭐 하러!!! 파울은 결국 죽음을 맞고 그가 숨을 거두는 순간 11시 11분 종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너무 안타깝고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