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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 4 김지훈 진원 vs 김수인 이승민 2:2 듀엣 대결에서 드디어 역대급 무대가 나왔습니다. 하필이면 심사위원 최고점 1위와 2위를 받는 레전드 무대가 한 조에 속해서 대결을 펼치게 된 셈입니다. 김지훈 진원의 <진지맛집>과 김수인 이승민의 <화개장터> 배틀에서 <화개장터>가 승리했지만,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한 근소한 취향 차이의 결과라고 보입니다.
팬텀싱어 4 본선 2라운드 [2:2 듀엣 대결]은 14팀 중 2팀씩 조를 이루어 배틀을 하고 각각 승리한 7팀이 3라운드 진출을 하게 되는 룰입니다. 그 룰에 따라 김지훈 진원의 <진지맛집>은 총점 2위를 하고도 패배팀이 되어 해체될 위기였는데 워낙 감동적 무대였기에 심사위원들의 긴급회의를 거쳐 3라운드 자동 진출권을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다행이라 느꼈습니다.
팬텀싱어 4 본선 2라운드 2:2 듀엣대결
김지훈 진원 vs 김수인 이승민 두 팀 외에도 정말 멋진 무대들이 가득한 2라운드 2:2 듀엣 대결이었습니다. 과거 역대 팬텀싱어에서도 남성 중창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듀엣 대결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이중창에서부터 수많은 레전드 무대가 탄생했지요.
이번 팬텀싱어 4의 2라운드 듀엣 대결에서도 역시! 팬텀싱어라고 느끼게 되더군요. 정말 고퀄 감동의 귀호강 눈호강 감성호강입니다. 의외의 굉장한 무대들이 많이 탄생했습니다.
그럼 1조부터 7조까지 14팀의 잊을 수 없는 멋진 무대들을 옮겨 보겠습니다.
1조 : 노현우 서영택 vs 림팍 신은총
노현우 서영택 [팀이름: Hype Voice]
경연곡 : La Fine Di Un Addio
원곡 : Mario Frangoulis
노현우와 서영택이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룬 것만으로도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한 무대였습니다.
노현우는 MZ세대 나이 어린 바리톤이면서도 드라마틱하고 깊은 음색과 매력적인 카리스마, 노련한 호흡 컨트롤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서영택은 레제로 테너로서 청량하고 밝은 음색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번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만났으니 역시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무대였습니다. 선정 곡도 너무 아름다워서 다음 날까지도 귓가에 계속 잔상이 남을 정도였습니다.
어두운 달빛 목소리의 노현우, 밝은 햇살 목소리 서영택의 음색이 서로 약간 블랜딩이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건 두 사람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서가 아닌가도 합니다. 충분히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마음이 청량해지고 아름다워지는 힐링 그 자체의 노래였습니다.
림팍 신은총 [팀이름: 바주카총]
경연곡 : You'll See My Face
원곡 : Fernando Varela
서정적 음색의 리리코 테너 림팍과 뮤지컬의 신은총의 무대는 정말 의외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둘 다 훌륭한 보컬이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습니다. 좌절을 딛고 용기를 내는 긍정적 메시지의 노래를 엄청난 파워와 아름다운 하모니로 표현했습니다.
이번에 림팍이 얼마나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 노련함, 다재다능한 실력을 막강하게 갖추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신은총의 숨어있는 재능을 발굴하고 꽃 피우게 하는 것도 대단했고, 혼신을 다한 신은총의 클라이맥스 보컬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무대에서 블랙아웃이 올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완전히 불살라 버리는 싱어의 모습은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고 멋집니다.
2조 : 이승민 김수인 vs 진원 김지훈
김수인 이승민 [화개장터]
경연곡 : River
원곡 : Bishop Briggs
강함과 강함이 만나서 완전히 새로운 경지의 파격으로 무대를 찢어버리는 감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수인은 국악을 하면서 팝과 재즈까지 체화해 버린 듯합니다. 때문에 두 장르 사이의 그루브를 완전히 결합해 버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승민은 정통 성악 바리톤으로 드라마틱한 파워와 날렵한 파를란도(빠른 속도로 말하듯 노래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원곡 팝송을 완전히 새롭게 업그레이드하고 재해석한 무대였습니다. 김수인은 국악으로 작창을 하고 이승민은 이태리어 파를란도로 작사를 해서 마치 랩을 하듯 구음, 입장단, 파를란도를 자유롭게 찰떡같이 결합시켰습니다. 정말 세계 최초의 크로스오버라고 할 만큼 역대급 레전드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빠져들 수밖에 없게 엄청났습니다.
김지훈 진원 [진지맛집]
경연곡 : Cose
원곡 : SAL DA VINCI
같은 조에서 경연한 이승민 김수인의 무대가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을 보여줬다면, 김지훈 진원은 '마음을 다 빼앗는 절절한 감동'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김지훈 진원의 [진지맛집]은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살 다 빈치의 코제(Cose)를 불렀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후에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을 절절한 감성과 호소력으로 표현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나 파격 없이도 노래 그 자체만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정말 말이 필요 없이 감상에 빠져들 수 있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무대였어요.
역시 김지훈! 더블캐스팅에서 보여줬던 그 감동의 보컬이 드디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진원은 김지훈을 만나 표현력이 더욱 풍부해지면서 매력적으로 변신해 버렸습니다. 이 무대를 통해 두 사람은 팬텀싱어 4의 가장 기대되는 참가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지훈 씨가 저의 원픽입니다.
3조 : 임규형 오스틴킴 vs 이한범 이동규
임규형 오스틴킴 [오규오규]
경연곡 : Comme toi
원곡 : Jean Jacques Goldman
어떤 장르, 어떤 곡이든 너무 잘 표현하는 천재 가수 임규형과 탄탄한 실력의 콘트랄토 카운트테너 오스틴킴의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된 어린 소녀들을 기리는 샹송을 선택했는데 오랜만에 듣는 아주 유명한 곡입니다. 역시 아름답고 애달프게 곡 해석도 잘하고 블랜딩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원곡 자체가 기승전결이 단조로운 곡이어서 경연의 특성에 어울리지는 않았나 봅니다. 두 사람은 아쉽게 승리하지 못하게 되네요.
이한범 이동규 [데칼코범규]
경연곡 : 슬픔 이젠 안녕
원곡 : 양희은, 아스트로 비츠
관록 있는 성악가 이동규와 젊은 성악가 이한범이 만나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곡을 선택했습니다. 고음과 저음을 모두 섬세하게 표현하는 바리톤 이한범과 애절한 고음의 카운트테너 이동규의 하모니가 아름다웠습니다.
심사평에서 김문정 심사위원의 지적이 논란이 되었는데, 세계 3대 카운트테너인 이동규에게 "발음이 하나도 안 들린다. 가사전달이 하나도 안된다. 우리말의 장점을 표현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심사위원 의견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다른 장르의 발성에 대해 너무 단정적으로 말한 것 같습니다. 성악 발성(특히 카운트테너) 발성 기법이 뮤지컬의 발성과는 다른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들고 독단적이고 무례하다는 느낌을 주긴 했습니다.
저는 발음이 아주 잘 들렸습니다. 이동규의 음정, 음색, 감정의 컨트롤 능력은 너무 훌륭했습니다. 유일한 성악가인 손혜수 심사위원은 96점, 윤종신 91점, 89점 3명, 김문정 심사위원은 86점을 주었고 매우 낮은 총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이해하기 힘든 점수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무례한 심사평을 듣고도 이동규는 오히려 겸손하게 자신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역시 세계적인 대가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4조 : 임현준 정승원 vs 이기현 안혜찬
임현준 정승원 [옴므 88]
경연곡 : Guarda che luna
원곡 : Alberto Urso
테너 정승원과 베이스 임현준이 한 팀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훤칠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남성적인 곡 해석과 잘 어울렸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좋은 공연이긴 한데 그 이상의 어떤 매력 전달이 잘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임현준 씨가 성악을 시작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하기는 하지만 초고수들이 모인 경연에는 아직 약간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기현 안혜찬 [대부]
경연곡 : It Hurts to Say Goodbye
원곡 : Margaret Whiting
대구 브라더스의 약자인 '대부'라는 팀명으로 뭉친 베이스 이기현과 테너 안혜찬이 아주 유명한 올드팝을 불렀습니다.
본인들의 장기인 폭발적인 성량, 고음을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에너지가 절정에 이르는 무대였기에 현장에서는 감동이 있었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원곡의 로맨틱함, 달콤함이 강렬한 절규로 재해석된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시대는 아니거든요. 안혜찬 씨는 햇살테너라를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밝고 달콤한 음색이 특징인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지면 매력적일까요?
5조 : 김성현 김광진 vs 김모세 조진호
김성현 김광진 [펭지니]
경연곡 : 별의 조각
원곡 : 윤하
김성현과 김광진이 만난 팀이름이 '펭지니'라니! 역시 너무 귀여운 두 사람입니다.
펭귄같이 귀엽고 포근한 공명감의 테너 김성현, 고음을 가볍고 시원하게 불러버리는 상큼하고 깔끔한 김광진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잘 어울리고 아름다웠습니다.
별빛이 차르르르 흐르는 곳에 어린 왕자들 같은 무대였습니다. 성악과 락의 블랜딩도 정말 잘 어울리게 불렀습니다.
아쉽게 패한 것은 경연곡으로는 임팩트가 약한 선곡인 것 같습니다.
김모세 조진호 [모세의 기적]
경연곡 : Can't feel my face
원곡 : 위켄드
진호! 아이돌 그룹 펜타곤의 보컬 조진호가 이렇게까지 노래를 잘했었군요! 전주의 첫 소절부터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손혜수 심사위원의 평처럼 천사와 같은 목소리였습니다. 계속해서 듣고 싶은 보컬입니다. 성악가 테너 김모세를 리드하며 함께 뛰어난 곡해석과 구성을 하는 프로듀싱 능력도 정말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김모세 씨는 좋은 리더 조진호를 만나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정말 행복하게 노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악을 하면서 디스코 팝의 리듬감과 밝은 느낌을 잘 표현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멋진 무대였습니다. 오래도록 남을 레전드 무대 중 하나였습니다.
6조 : 박준범 김우성 vs 이해준 이세헌
박준범 김우성 [준범이가 웃엉]
경연곡 : D'Amore Si Muore
원곡 : Milva
박준범 김우성 팀은 남성미를 보여주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잘 담아내서 감동을 준 무대였습니다. 강함이란 부드러움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더 호소력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리톤 박준범은 리릭하면서도 풍부하고 꽉 찬 소리를 들려주고 고음도 멋있습니다. 김우성도 밝고 시원하면서 귀족적인 느낌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점점 더 좋아지는 박준범과 김우성,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이해준 이세헌 [미스타 리]
경연곡 : 사랑의 맹세
원곡 : 패티김 / 토니베넷 재즈 번안곡
이해준, 이세헌, 두 뮤지컬 가수가 한 팀을 이루었습니다. 패티김의 번안 가요 '사랑의 맹세'를 불렀는데 이 곡은 미국 재즈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토니 베넷'의 명곡입니다. 잘 알려진 명곡을 아름답고 밝고 상큼한 느낌으로 불렀습니다. 뮤지컬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보는 듯했습니다. 힐링 곡으로 적합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원곡은 원래 보사노바 재즈곡인데 그 리듬이 살려지지 않고 밋밋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음색도 아름답고 부드럽게 잘 표현되었지만 좀 더 보사노바 리듬감을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너무 정직하게 불렀다는 심사평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감미롭고 좋았습니다.
7조 : 이홍석 윤현선 vs 안민수 홍준기
이홍석 윤현선 [뮤발란스]
경연곡 : 빌려줄게
원곡 : 신용재
이홍석과 윤현선은 제일 먼저 의기투합하여 듀엣 팀을 결성했지만 음색이 서로 잘 맞지 않아 경연곡 선정부터 난항을 겪었다고 합니다. 결국 '빌려줄게'를 선택하여 좋은 무대를 완성했지만 전체적으로 심심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경연곡, 경연 무대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안민수 홍준기 [안디아모]
경연곡 : Sui Sentiero
원곡 : Sergio Cammariere
마지막 경연의 안민수 홍준기 팀의 무대는 정말 매력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끝까지 아무에게도 선택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두 사람으로 결성된 팀이었는데 속 시원한 반전의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언더독의 반란'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관객들 모두를 흥겨움과 감동으로 홀딱 빠지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인생과 죽음,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에 대한 곡이라고 하는데 살짝 눈물이 날 만큼 반전의 감동이었습니다. (이런 게 예술이지!)
그동안 다소 무거운 느낌이었던 베이스 안민수는 끼와 재주가 많은 홍준기를 만나 시원하게 활짝 피어난 느낌입니다. 유랑극단을 연상시키는 뮤지컬적 설정으로 춤과 노래, 메시지 모두 참 좋았습니다. 컨셉은 안민수가 선택하고 프로듀싱 구성은 홍준기가 했다고 합니다.
팬텀싱어 4 본선 2라운드 점수 순위 & 승패
팬텀싱어4 본선 2라운드의 총점 순위와 승패 3라운드 진출은 다음 표와 같습니다.
패한 팀 중에서 4명이 2라운드를 탈락하게 되었는데, 탈락자는 임현준, 이세헌, 이홍석, 윤현선입니다.
이로서 3라운드는 3중창 8개 팀 24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듀엣 경연에서 통과한 8개 팀이 한 명씩을 더 선택하여 3중창이 구성됩니다.
순위 | 총점 | 승/패 | 3R진출 | 팀 구성 |
1위 | 583 | 승 | 3R | 이승민 김수인 |
2위 | 576 | 패 | 3R | 진원 김지훈 |
3위 | 567 | 승 | 3R | 안민수 홍준기 |
4위 | 566 | 승 | 3R | 박준범 김우성 |
5위 | 564 | 승 | 3R | 김모세 조진호 |
6위 | 562 | 승 | 3R | 림팍 신은총 |
7위 | 553 | 승 | 3R | 이기현 안혜찬 |
8위 | 550 | 패 | 해체 | 김성현 김광진 |
9위 | 548 | 패 | 해체 | 임현준 정승원 |
9위 | 548 | 패 | 해체 | 이해준 이세헌 |
11위 | 541 | 패 | 해체 | 노현우 서영택 |
12위 | 540 | 승 | 3R | 이한범 이동규 |
13위 | 535 | 패 | 해체 | 임규형 오스틴킴 |
14위 | 530 | 패 | 해체 | 이홍석 윤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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